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크로아티아 _ 두브로브니크

2015. 11. 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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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헬싱키에 교환학생으로 있는 중입니다.


10월 말, 수업 하나를 종강하고 가분한 마음으로 크로아티아로 10일간 여행을 떠나기로 합니다.


신기한 시스템입니다. 수업마다 개강, 종강 날짜가 제각각입니다.





크로아티아를 고른 이유는 별 거 없습니다. 그저 비행기가 가장 저렴했기 때문입니다.


룸메이트와 나누었던 말 중에, "핀란드는 정말 평화롭고 아름다운 감옥같다..."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들어오는 비행기는 싸지만 나가는 비행기는 모두 비싼... (들어올 땐 마음대로였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맞는 말입니다. 영국에서 지낼 땐 런던발 비행편이 많기도 하고, 프로모션도 자주하고 노선도 다양해서 더욱 비교되는 것도 있습니다...




결론 먼저 말씀드리자면, 크로아티아 여행은 정말 좋았습니다.


보통 크로아티아는 여름에 가는 휴양지로 널리 알려져있지만


만약 여름에 가게된다면 수영까지 할 수 있어서 더욱 좋은 것이지, 가을의 크로아티아 또한 정말 멋졌습니다.






저는 이렇게 교통수단과 호스텔만 예약하고, 구체적인 계획은 없이 무작정 떠났습니다.


원래 여행 스타일이라면 아무것도 예약 안하고 떠났겠지만... 


이번엔 헝가리가 난민 문제로 국경을 막아놨다 어쩐다 하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 불안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루트는 위에서부터 밑으로 내려가는 루트(자그레브 > 두브로브니크)지만,


제 루트는 반대로 밑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는 루트(두브로브니크 > 자그레브)였습니다.




보통 밑으로 내려갈수록 풍경이 아름다워져서 감흥이 점점 살아난다고 하지만, 저는 제 루트에 만족했습니다.


이유는 다음 포스팅들에서 차차 말씀드리겠지만, 만약 일반적인 루트와 반대의 루트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으실 듯 합니다.







헬싱키 반타공항에 가는 중입니다. 해가 뜨기 전입니다.


평일 아침의 반타 공항은 정말 한적했습니다. 




저는 보통 공항에서 사람들 많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가곤 하는데, 이번엔 따라갈 사람이 없어 당황스러웠습니다..


수속 후 비행기 게이트로 가는 길과 면세점엔 저 하나밖에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_-;


내가 맞게 잘 온건지 헷갈려서 좀 두려웠었습니다...




헬싱키 > 두브로브니크로 가는 비행기엔 열 댓 명의 사람들이 있었을 뿐이었는데,


얼핏봐도 비행기 승객들의 평균연령 60대...

 

그렇게 저는 몇 명의 노인들과 함께 두브로브니크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습니다.









헬싱키에서 출발한지 두시간 여가 흐르니, 이렇게 크로아티아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전까지는 승객들의 수나 평균연령을 보고 '내가 크로아티아에 온 게 잘한건가...' 하며 


긴가민가 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저 광경을 보니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갑니다.



지금까지 제가 본 비행기 위 풍경 중 가장 멋지고 황홀한 풍경이었습니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공항에 내려 구시가지까지 공항 버스를 타고 갑니다.



보통 다른 분들은 수도인 자그레브로 in을 많이 하시기 때문에, 


두브로브니크 공항에 대한 정보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만약 두브로브니크로 in해서 유심칩을 사실 분들은 자그레브와는 달리 공항이 아닌, 


구시가지까지 나가셔서 구매하셔야 합니다.






 

 

제게 크로아티아의 첫 인상은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나오는 장면들과 같았습니다.



포토샵에서 saturation을 낮추면 채도가 확 빠지고 색감이 죽어 고요한 느낌이 되는데, 


제가 느끼기에 크로아티아는 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낡고 빛바랜, 채도가 낮은 고요한 느낌.. 첫 느낌이 좋습니다.

 

 

앞서 말했듯 비행기 승객 평균연령이 60대였던 것을 떠올리면, 이게 영화제목과 어우러져 아이러니합니다. ^^;

 

 

 

 







호스텔에 도착하고, 짐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옵니다.


제가 묵은 호스텔은 구 시가지에 있는 Hostel Beta Old Town 이었는데,


주인은 정말정말 친절하고 좋았으나, 시설이 좀....



저는 캐리어 없이 배낭 하나 메고 가서 좀 나았지만, 큰 캐리어가 있는 분들은 힘드실 것 같습니다.


3층인가 4층짜리 집이었는데 화장실은 1층 입구에 단 하나... 집 안에 있는 계단도 무척 좁고 가파릅니다.


근데 주인장이 너무 친절해서 호스텔 안좋다고 뭐라 하기도 좀 그르네요... -_-;







구시가지는 메인스트리트 시작 ~ 끝까지 빠르게 걸으면 5분이면 주파할 거리... (구경을 안한다는 전제 하에)

 

물론 구석구석, 골목골목 볼 거리가 많아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ㅎㅎ


 





 

 






  

구시가지에는 항구가 있는데, 물이 너무 맑아 고개를 숙이고 들여다 본다는 게,

 

목 시보리에 끼워놓은 썬글라스를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물은 그리 깊지 않았지만, 배 선착장인데다가 수영할 수 있는 바다가 아니라 들어가기도 힘든 상황...

 

 

긴 작대기 같은 걸 구해다가 건져내고싶어, 정박해있는 배에 있던 어부들에게

 

상황을 설명한 후 막대기같은 걸 사용할 수 없겠느냐고 물어보았지만 매정하게 거절..


인생은 혼자 사는 거란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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