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제 2인극 페스티벌 - 필리핀팀의 "그래 너가 맞아"

2016. 11. 1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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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 혜화 소극장 스튜디오76에서 공연된
필리핀 팀의 "그래 너가 맞아"를 관람했다.


DWIGHT RORIGAZO 감독의 "그래 너가 맞아"는
일본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 국제 Choreographers 대회에서 어워드 2위를 획득한 작품이다.


세종대학교 학생들의 단체로 관람을 온건지, 작은 공연장은 학생들의 생기로 복작댔다.

시간이 지나자 막이 올랐고, 어둠이 걷힌 무대에 두 배우가 등장했다.


RAZEL ANN MITCHAO와 AKIRA LYDIA ABAO 두 배우가 연출하는 이 작품에서는
배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섬세한 내면연기가 돋보였다.
연극을 보고있자면 단 두사람의 배우가 등장한다는 것을 잊을 정도로
배우들의 열정이 작은 무대를 가득 채웠다.


두 배우는 가벼운 동작과 섬세한 표정연기로 연약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파워풀하고 역동적인 안무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단순한 연극이 아닌 댄스가 결합한 형태의 이번 작품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에서의 여성 행동의 이중성을 묘사하고 있다.

대사가 아닌 동작 위주로 진행되는 공연에서는 대사가 딱 한 마디 나오는데,
"나는 약하고, 또 강한 여자다."라는 문장이었다.
이 문장이 공연의 핵심 내용을 모두 담고있는 것 같다.


공연 후에는 DWIGHT 감독과 안무가 라젤,
그리고 댄스학교 수석이라는 아키라와 함께 짧은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자칫 난해하거나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동작들을 배우들에게 직접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무척 의미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관람객이 대부분 문화예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라그런지,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하는 질문에 인터뷰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감독님은 '필리핀에는 정부 지원이 전혀 없으며,
문화 예술 인프라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하셨는데,
감독님이 설립한 학교에서 안무가로 활동하는 라젤에게 한 대학생이 질문했다.

'문화 예술 분야의 지원이 열악한 필리핀에서 배우가 된다는 선택을 한 것이 어렵진 않았나요?'

그러자 라젤은 '나는 춤을 추는 것이 그냥 좋았다. 춤을 출 땐 행복했고,
따라서 이것 저것 따지기보단 일단 도전했다. 한국 학생들도 자신을 믿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그냥 도전해보았으면 한다'고 답변해주었다.

그녀의 멋진 답변에 어린 학생들은 박수갈채를 보냈고,
나도 마음 한 켠에서 무언가 꿈틀대는 것이 느껴졌다.

감독님은 '도시에 작은 소극장 수 십, 수 백개가 모여있는 한국의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고, 
따라서 한국 학생들은 축복받았으며, 매우 부럽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사실 한국도 필리핀과 크게 다를 바 없이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이나 인식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루빨리 필리핀, 그리고 한국의 예술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걱정 없이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해본다.





본 프리뷰는 아트인사이트(http://artinsight.co.kr)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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